카테고리 없음

(스타와돈)---'유리상자'가 '유리상자'로 성공?

신점숙작가 2009. 1. 19. 11:40



[스타와돈]⑮'유리상자'가 '유리상자'로 성공?

어느덧 데뷔 10년을 맞은 감미로운 목소리의 남성듀오 '유리상자'는 20대뿐 아니라 40~50대 중장년층까지 폭넓은 팬층을 확보하면서 꾸준히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작곡을 맡는 태권도 공인4단의 사범출신 박승화(37)와 99년 KBS 가요대상 작사상까지 받은 주단 2단 실력의 이세준(34. 사진). 그동안 두 멤버는 친형제 못지않은 찰떡궁합을 과시하며 끈끈한 동료애을 과시해 왔다.

최근 '유리상자' 이세준이 안경프렌차이즈 사업에 뛰어들며 안정궤도에 올리는 수완을 발휘해 CEO로서의 자질을 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이세준의 직함은 (주)글라스박스의 대표이사이자 안경프레임 회사인 (주)아이(Eye)스타 마케팅 이사. 지난 6월 설립한 아이스타는 안경테를 수입제작하면서 이탈리아 고급 안경브랜드 O-SIX의 국내 판권을 따냈다.

이세준은 대학에서 관광경영학을 전공했지만 평소 안경에 관심이 많았고, 사업성이 높다는 주위의 권유로 2005년 12월 (주)글래스박스를 공동설립해 7개월만에 전국에 23개 체인점을 가맹시켰다.

'글라스박스(GlassBox)' 프랜차이즈 상표등록하기 위해서 이세준이 직접 특허청에 갔다가 겪은 에피소드도 재미있다. 특허청 담당직원이 "글라스박스가 한글로 '유리상자'이니 가수 유리상자에게 허락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던 것. 이세준은 유명세(?)를 절감하며 신분을 밝힌 뒤 상표를 등록했다고.

서울과 인천, 경기 지역은 물론 경북 포항, 경남 창원, 전북 익산 등 전국적으로 분포한 가맹점의 월매출은 총 14억원 수준. 점포당 월 2억원에서 3천만원의 매출을 올리며 사업전망을 높이고 있다.

철저한 상권분석과 사업자 보호정책을 통해 전국 200개 가맹점을 넘기지 않는 전략을 바탕으로 사업자의 의견을 반영해 동일한 상권에는 프랜차이즈 허가를 내주지 않는 원칙이 눈길을 끈다.

'연예인 사장' '얼굴마담'이라는 선입견을 말끔히 씻어준 건 고객에 대한 적극적인 서비스였다. 궁금한 점이 있거나 불편을 겪으면 임원진이 직접 문제를 해결해 주고 홈페이지를 통한 고객관리에 역점을 뒀다.

안경을 단순히 시력보정용 기구가 아니라 스타일을 가꾸는 주요한 패션아이템임을 강조하면서 얼굴형태는 물론 옷과 체형에 맞는 안경을 코디해주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또 라식수술을 받은 사람도 눈 보호를 위해 필요한 필수소지품이라는 개념으로 틈새를 공략해 효과를 거두기 시작했다.

또한 가요계뿐 아니라 방송계, 스포츠계까지 폭넓은 인간관계를 쌓아오면서 많은 스타들이 이세준의 안경점을 이용해 스타마케팅의 덕을 톡톡히 봤다.

가수로서 갖는 예술취향의 감각이 사업가 이세준의 강점이라면 '인사가 만사'라는 조직관리와 인재경영 스타일은 그의 장점이다.

전북 익산의 프랜차이즈 가맹점 오픈행사 당시 이세준이 보여준 '직원챙기기' 일화는 유명하다.

행사 후 직원들과 함께 낚시터에서 회식을 하기로 약속했지만 지방까지 내려와 준 동료가수 김원준과 배기성을 챙기지 않을 수 없었다. 연예인 유명세를 탈까봐 걱정하던 이세준은 결국 서울로 올라와 식사를 할 수 밖에 없었다.

대표이사 이세준의 불참을 아쉬워하던 직원들은 새벽4시에 밤낚시터로 홀연히 나타난 이세준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서울서 택시를 불러타고 다시 밤새 익산으로 내달렸던 것. 감동한 직원들에게 이 대표가 쑥쓰럽게 던진 한마디가 압권.

"그냥 낚시가 좀 땡겨서..."

'현실과 돈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가수의 꿈을 이루고 싶어서' 사업을 시작했다는 이세준이지만 사업은 엄연히 치열한 경쟁을 견뎌내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야생의 세계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진행하던 라디오 프로를 접고 오는 10월로 9집앨범 발매시기까지 늦추면서 해외진출을 목표로 안경사업의 내실을 다지고 있다.

평소 친분 있는 프로야구 두산 외야수 최경환, 프로농구 동양 김승현과 함께 이웃돕기 성금을 모으는 이세준의 남모르는 사회봉사 활동도 그의 품성을 엿보게 한다. 봉사단체 '사랑밭회' 회원인 그는 국내 농어촌 및 해외저소득층 안경보급사업과 사시교정수술 지원도 계획 중이다.

끝으로 언론인터뷰에서 동료이자 선배인 박승화의 말.

“세준이는 아이디어가 풍부해요. 사막에 혼자 떨어뜨려 놓으면 사막을 다 뒤져서 뭔가를 찾아낼 거예요. 보통은 거기서 끝나지만 세준이는 그걸 한국으로 가져와 다시 무언가를 창조해내는 능력이 있죠"

[아이엠리치 강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