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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름을 빼야하는이유..(최병석)과장

신점숙작가 2009. 4. 14. 11:20



    안산동의성 단원병원 일반외과 최병석과장
    .
    인간의 몸속은 얼마나 깨끗할까?

    원래 사람 피부는 외부에 노출되어 있어 항상 세균과 싸워야 하는 처지다. 목욕이나 샤워를 한 후 얼마 만에 어느 정도의
    세균이 번식하는가는 미생물학자가 나보다 훨씬 많이 또 상세히 안다. 짧은 지식이나마 나의 기억으로는 몸을 씻은
    후 수 시간 만에 세균이 거의 원래대로 증식해서 우글거리는 걸로 알고 있다. 그런데 피부 바로 아래 피하와 피하
    지방층에는 세균이 얼마나 될까? 확신하건데 정상적으로는 세균이 하나도 없다. 우리 몸속에 세균이 있는 곳이 따로 있다.
    입에서부터 장관을 거쳐 항문에 이르는 길에는 원래 세균이 많고 또 그중 일부에서는 세균이 있어야 하는 곳도 있다. 어찌
    생각하면 입과 항문을 포함한 장관은 외부 환경과 통해져 있고 또 외부라고 할 만한 곳이다. 우리 몸을 찌르지 않고 들어갈 수 있는 곳이고 그래서 내시경이 가능하다. 피부와 장관을 포함한 외부와 직접 맞닿을 수 있는 모든 표면을 상피라고 한다.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물도 해당되는 이야기로서 그 상피를 0.1mm만 뚫고 들어가도 그 생물의 속살에는 세균이 없어야 정상이다.

    어떤 이유로든 상피가 열려 세균이 들어가면 먼저 국소적으로 염증을 일으키는데, 그 증상으로는 아프고, 붓고, 열나고,
    빨갛게(발적) 변한다. 이 증상들은 모두 면역기전에 의한 염증반응으로서 나타나는 것인데 이 중에서 빨갛게 변하는
    것은 혈관 확장에 의해 혈액양이 많아져서 생긴 것이다. 이 때 항생제를 쓰면 그 빨갛던 부위가 흔히 정상으로 돌아온다. 그러나 이것도 시간이 필요하고 빠른 시간 내에 세균을 다 잡지 못하면 발적된 부위는 정상조직으로 돌아오나 중앙의 일부는 나중에 고름이 맺히는 수가 있다. 이 고름 주머니를 확대했다고 생각했을 때 확대된 고름 주머니에 비하면 확대된 세균은 그래도 매우 작고 그 고름주머니 내를 떠돌아 다닌다 여기에 피를 타고 돌아다녀야 하는 항생제는 고름내로는 들어가지 못하게 되고 그래서 항생제는 세균과 접촉할 기회가 없어지고 항생제의 약발이 먹히지 않는다. 고름내의 세균은 항생제가 줄어드는 틈을 봐가면서 주위의 정상조직을 언제라도 공격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 계속해서 항생제를 쓸 수도 없고(같은 항생제를 계속 쓰면 얼마 안 가서 내성이 생겨 효과가 줄어든다.) 그래서 고름을 밖으로 빼주어야 한다. 임상경험에서의 예를 들면 피부 표면에 보이는 발적된 염증(연부 조직염 혹은 봉와직염이라 한다.)은 항생제를 쓰고 고름이 있는 경우는 째서 배농시킨다. 이 때 항생제를 먼저 투여하고 며칠 후 째서 배농시키는 경우가 있고 고름 주머니가 커거나 하면 항생제 투여와 배농을 동시에 시행하는 수가 있다. 의사의 지식과 경험에 따라 조금 다를 수 있다. 그러나 몸 속 깊은 곳의 고름은 어떻게 해야 할까? 뇌 농양, 폐 농양, 간 농양, 수술 후 복강 내 농양 등은 모두 수술하는 게 옳다. 그러나 작은 농양 주머니라고 생각되면 수술을 하지 않고 단기간에 쎈 항생제를 쓰는 경우도 있다. 살아 있는 조직과 가까이 위치한 농양의 바깥층은 어느 정도 조직 내에 흡수되면서 점차 농양 주머니가 작아지면서 종내에는 농양주머니가 없어진다. 즉 체내로 흡수시켜
    없애는 것이다. 완전히 고름이 없어질 때까지는 흔히 열이 난다. 고름내의 세균의 독소나 면역세포에서 나온 인터루킨(interleukin)과 같은 독성 물질들이 피를 타고 다니면서 몸에 열을 나게 하고 우리 몸의 근육 등에 박혀 몸살이 난 듯이 온 몸이 아프고 쑤시는 증상을 일으킨다. 그만큼 몸이 고달파진다. 물론 피부 표면의 농양에도 쎈 항생제를 쓰면 되겠지만 째서 배농시키지 않고 항생제만 쓰면 바보짓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