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보양식 “삼계탕”의 재 발견(43).......정상열 박사의 요리조리
정상열 박사의 요리조리
가톨릭상지대학 식품영양과 겸임교수
중앙대 식품영양학과 외래교수
대한조리제과기술학원 원장
여름철 보양식 “삼계탕”의 재 발견
한국의 전통음식은 약식동원 사상을 기본으로 하며, 특히 사람의 몸을 보할 목적으로 먹는 보양식은 기능성 음식 내지는 건강식으로 질병을 예방하거나 제어하는데 탁월한 효과를 낼 수 있는 음식이라 할 수 있다. 보양식을 위한 음식은 제철음식과 계절음식을 활용하였으며, 특히 몸이 허약해지기 쉬운 봄이나 여름에 많이 먹어왔었다. 삼복더위에는 체온이 올라가는 것을 막기 위해 피부 근처에 다른 계절보다 30% 정도 많은 혈액이 모여 위장과 근육의 혈액순환이 어려져서 식욕이 떨어지고 기운이 없어지는 등의 여름을 타는 증세가 나타난다. 더위라는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체내의 단백질과 수용성 비타민 소모가 많아진다. 따라서 양질의 단백질과 비타민이 풍부한 식품을 섭취해야하는데, 닭고기는 가장 훌륭한 양질의 단백질 식품인데, 이중 영계가 가장 좋다고 한다.
특히 보양식의 원조는 삼계탕이라 할 수 있다. 삼계탕은 어린 연한 닭(영계)을 통째로 이용하여 뱃속에 찹쌀과 마늘, 대추, 인삼을 채워서 물을 부어 오래 끓인 것으로 계삼탕 또는 삼계탕이라고 하는데, 검은 영계에 인삼, 황기를 넣어 끓인 것도 있다. 삼계탕은 동물성 식품과 식물성 식품이 조합을 잘 이루는 음식이다. 특히 삼계탕에 첨가되는 인삼은 체내의 오장을 보호하고 정신을 맑게 하고, 고혈압, 동맥경화증, 당뇨병, 피부를 윤택하게 하는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한다. 또한 인삼에는 20여 종의 약리작용을 나타내는 사포닌이 함유되어 건강을 예방할 수 있는 물질 풍부하게 들어있고, 쓴맛은 식욕을 돋우고 소화를 도와주는 효능이 있다고 한다.
닭은 생후 6개월이면 알을 낳기 시작하는데, 알을 낳기 전의 어린 닭을 영계라하며, 한국인 영양섭취기준에 의하면 닭 100g 당 단백질 19.8g, 지방 5.1g, 회분 0.6g, 철 1.5mg, 비타민 A 1401I.U. 등을 포함하고 있다. 닭고기는 다른 육류에 비해 조직이 연하고 지방함량이 적고, 필수아미노산(메치오닌, 라이신)이 많은 것이 특징이며, 비타민 B2와 아연 등이 많이 함유되어 체력보강과 젊음을 유지하는데 적격이다. 닭의 특유한 냄새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마늘과 파, 청주(소주), 통후추, 향신료 등을 함께 넣어 끓이면 닭의 독특한 냄새가 제거될 수 있다. 닭 중에서 오골계는 풍을 예방하고 여성의 산후조리에 좋다고 하며, 늑막염과 노이로제 치료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한다. 단백질 조직이 연하여 소화 흡수가 잘되어 몸을 보호하는데 으뜸이라 하였다. 또한 닭뼈 속에는 히알우론산이 많이 함유되어 노인성 질병인 관절염, 백내장, 피부 노화방지에 효과가 크다고 한다. 특히 닭 날개에는 콜라겐(세포와 세포사이를 결착시켜주며, 세포 활성을 높이는 단백질)과 연골이 많은데 이러한 물질들을 오래 끓이면 연골중의 젤라틴 성분이 콘드로이친 성분으로 전환되어 피부를 윤택하게 하고, 탄력있는 피부로 만들어 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며, 뇌의 작용을 좋게 하는 양질의 단백질이 많아 건강식으로는 최상의 음식이라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여름철에 허한 몸을 보호하고 식욕을 돋우고, 체력을 보강하는데 삼계탕 만한 음식이 없다고 생각되며, 삼계탕 이외에 닭고기와 인삼 등을 활용한 음식을 섭취하는 것도 더위를 이기는 좋은 방법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