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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맛의 유혹

신점숙작가 2009. 4. 14. 11:07

단맛의 유혹

한국호텔관광전문학교 호텔조리과 정상열 교수

인간의 혀는 단맛에 약하다. ‘사람의 몸을 해롭게 하는 달콤한 독’인줄 알면서도 설탕과 초콜릿을 멀리하기란 쉽지 않다. 껌이 껌값이 아니지만 자일리톨 껌이 잘 팔리는 것도 단맛의 유혹과 무설탕의 건강학을 잘 배합했기 때문일 것이다.

단맛을 내는 대표적인 감미료인 설탕과 초컬릿에 대해 알아보자. 설탕은 제조 과정에 따라 흰설탕, 갈색설탕, 흑설탕으로 나뉜다. 흰설탕은 사탕수수나 사탕무를 정제해 각종 불순물을 제거한 뒤 처음으로 얻어지는 100% 흰색의 천연식품이다, 갈색설탕은 흰설탕을 가열하는 과정에서 카라멜화된 것이다. 흑설탕은 카라멜화된 갈색설탕에 당밀과 캐러멜을 첨가한 후 가열해서 얻는 설탕이다. 비타민, 무기질, 섬유질 등의 함량이 높은 편이다. 흔히 흑설탕이 백설탕보다 건강에 좋다고 하는 이유는 이들 성분이 높기 때문이다.

초콜릿은 카카오빈으로 만든다. 럭비공 모양으로 생긴 카카오 열매에서 단맛이 나고 과즙이 많은 카카오빈을 추출해 발효, 건조, 볶기 등의 과정을 거친다. 외피를 제거해 작은 입자로 분쇄하면 카카오 원액 즉 초콜릿 원액이 만들어진다. 초콜릿 원액은 지질과 그 외의 성분(당질, 단백질)이 비슷한 비율로 들어 있으며 카카오매스(맛, 향, 색 조절)와 카카오 버터(광택, 융점 조절)로 나뉜다. 초콜릿은 카카오매스, 버터, 설탕, 우유, 각종 향신료, 식품첨가물 등의 재료를 어떤 비율로 섞느냐에 따라 맛과 품질이 달라진다.

이들 감미식품들은 강력한 맛만큼이나 중독증상을 유발한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어려서부터 단맛에 노출되기 때문에 단맛을 섭취하지 않으면 마약중독에서나 볼 수 있는 금단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동물실험 결과 단맛 섭취를 중단하자 행동장애와 신경화학물질의 변화를 보이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초컬릿은 특히 세로토닌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을 분비하는 데 이 호르몬은 포옹, 사랑 뒤에 찾아오는 친밀감과 깊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트레스와 피로를 풀어주는 카페인 성분과 혀에서 느껴지는 황홀감. 발렌타인데이에 연인에게 초컬릿을 주는 것도 일리가 있는 일이다.

그 달콤함 이면에 어떤 독이 숨어 있을까. 당분을 필요 이상으로 섭취할 경우 체내에 흡수되고 남는 것은 체내 지방으로 전환돼 고스란히 뱃살이 된다. 당뇨, 고혈압, 심장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무설탕’ 으로 표시된 식품이라고 안심하고 섭취해서는 안 된다. 설탕이 함유되지 않았을 뿐 설탕에 못지않거나 그보다 당도가 높은 과당과 액상과당(당도가 높은 옥수수 시럽)을 사용하기도 한다. 액상과당은 설탕보다 당도가 높고 비용도 저렴한 편. 과잉 섭취 시 성인병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요즈음 초콜릿의 주원료인 카카오에 항산화, 항암, 심장질환 예방 효과가 있는 프로시아니딘(procyanidins)이 함유돼 있다 하여 카카오 함량이 높은 초콜릿 제품이 소비자들에게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지방, 설탕 등의 함량이 여전히 높기 때문에 과잉 섭취는 해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