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여행가 신점숙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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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와돈](17)MC 이금희 이유있는 억대 몸값
지난해 공개된 국회 문광위 국정감사 자료에서 2004년 KBS 프리랜서 MC 중 가장 많은 출연료를 받은 베스트5에 유난히 눈에 띄는 인물이 있었다.
인기 개그맨과 탤런트, 스포츠스타 출신 연예인들 사이에서 전문 아나운서로서 5위에 오른 이금희(40).
이혁재(4억1040만원), 강병규(2억3640만원), 김원희(2억3300만원), 이훈(2억1000만원)에 이어 이금희가 KBS에서만 한해동안 받은 출연료는 2억100만원이었다. 2003년 출연료 수입 1위(1억9745만원)였던 이금희는 연예인들의 유명세에 밀려 5위로 떨어졌어도 소폭 상승했던 것.
올해 초 스포츠서울과 가진 인터뷰에서 재테크 관련 질문을 받은 이금희는 "주식투자나 적립식 펀드에 가입해 본 적이 없다"며 "돈이 생기면 은행에 넣거나 어머니에게 드리는데 대부분 저축한다"고 털어놓았다. 종종 CF를 통해 벌어들이는 수입은 친구가 관리를 한다고.
이렇게 보면 프리랜서 전업 후 성공한 몇 안되는 아나운서 중 한사람인 이금희의 재테크는 소박하기 이를 데 없다. 연간 억대가 넘는 수입이지만 부동산이나 금융상품에 대한 관심 보다는 일을 사랑하고 일에 빠져 사는 이금희식 성공비법은 푸근한 이미지와 정감어린 매너를 바탕으로 한 '철저한 자기관리'다.
KBS '인간극장' '아침마당' 'TV동화 행복한 세상'과 KBS 쿨FM ‘이금희의 음악산책'은 대표적인 장수프로로서 이금희와 뗄려야 뗄수 없는 인연을 맺고 있다.
89년 KBS 공채 아나운서 16기로 입사한 이금희는 올해로 방송생활 18년차의 베테랑. KBS1 '아침마당'의 명콤비였던 이상벽은 이금희에 대해 방송진행과 개인적인 감정표현을 확실하게 구별하는 '프로 진행자'라고 평가한다. 그러면서도 그의 인간적인 감성은 팬들의 공감을 얻기에 충분하다.
KBS 2TV 휴먼다큐 '인간극장'의 나레이터를 맡아 차분한 멘트로 감동을 전해주고 있는 이금희는 많은 출연자들 중 특히 못잊는 사람이 있다. 여대 재학 중 교통사고로 입은 전신 화상의 고통을 딛고 일어나 세상에 희망과 용기를 전했던 책 <지선아 사랑해>(2003. 이레)의 저자 이지선(28)씨.
더빙을 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촬영현장에 나갈 일이 없었지만 프로그램 구성상 독백장면을 직접 녹음하기 위해 더빙 작업실에서 이지선씨와 첫 만남을 가졌다. 유독 눈물 사연이 많은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녹음 때마다 북받쳐 오르는 감정을 숨기기 일쑤였지만 이 주인공을 만나 마음을 나누고 나니 '사람은 아름답고 세상은 살 만하다'는 사실에 새삼스럽게 행복했단다.
경향신문 김후남 기자는 "가정 문제로 출연한 시청자가 아들, 딸, 며느리도 귀담아 들어주지 않던 이야기를 자기 일처럼 걱정하고 들어주던 그에게 감동을 받고 돌아갔다"며 "'얼마나 힘드셨어요?' '그러게 말이에요' 수더분하게 앉아 맞장구치는 그의 한마디 한마디는 진정어린 공감, 사람들로 하여금 스스로 마음의 문을 열게 하는 힘이 아닐 수 없다"고 전한다.
이금희의 프로의식은 방송을 위해 사생활에 대한 가십성 발언을 세련되게 웃어넘길 줄 아는 지혜와 맞물려 있다. '여자나이 마흔까지 결혼을 안했다' '체격이 크다' 등 민감한 사생활에 대해 방송에서 짖궂은 질문을 받아도 일을 위해 감수하는 자세는 동료들로부터 인정을 받는다.
'말을 잘 들어주는 아나운서'로 알려진 그에 대해 방송작가 이지혜는 "작은 인간관계까지 소홀히 하지 않는다"며 "함께 일하는 나이 어린 작가들에게 간식으로 빵 한 봉지라도 꼭 챙겨주고, 친구에게도 정작 본인은 잊고있는 생일이나 기념일까지 챙겨 책상에 떡이나 꽃바구니를 올려놓는 등의행동은 방송에서 보이는 모습 그대로"이라고 평가한다.
이금희에게 아픔이 없었던 것도 아니다. 지난해 2월 그가 단독진행하던 MBC '퀴즈의 힘'을 놓고 외모에 대해 일부 네티즌들이 입씨름을 벌였다.
긍정적인 평가도 많았지만 '방송인으로서 자기관리를 하지 않은 외모와 몸매에 대해 공인으로서 책임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 지적의 요지였다.
이유야 어떻게 됐건 이금희는 이 논란 이후 1년도 채 안돼 '두자릿수' 살빼기에 성공했고 백화점 CF모델로 발탁됐다. 스트레스와 심적인 고통을 극복한 그의 노력은 정신력의 승리였다. 딸부잣집 넷째딸이라는 가정환경이 그를 마냥 어리광쟁이로 놔두지는 않았을 터.
암으로 세상을 뜬 지인을 보고 건강해지기 위해 다이어트를 시작했다는 이금희는 5~6개 프로그램 방송뿐 아니라 모교인 숙명여대 겸임교수 강의를 제대로 소화하기 위해서라도 체력과 건강이 필수였던 것이다.
따뜻한 심성과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돋보이지만 철저한 자기관리로 방송은 물론 교육-사회활동에서도 인정을 받고 있는 프로페셔널 이금희. 그는 부를 가진 스타라기 보다 노력과 가능성이 지닌 성공의 힘을 보여주는 본보기형 스타라고 할 수 있다. (사진 = K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