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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은 소금 절임

신점숙작가 2009. 4. 14. 11:11

정상열

대한조리제과기술학원 원장

가톨릭상지대학 식품영양과 겸임교수

 

우리 몸의 세포 외액은 염도(나트륨)가 약 0.9%로 평소에 맛있게 먹는 국물과 염도가 같다. 우리 몸은 이미 소금에 절여져 있는 것이다. 소금 절임이 되어 있는 인체가 염분을 추가적으로 섭취하면 신장, 심장 등에 무리가 가는 건 당연하다.

생후 8개월까지의 유아는 짠맛에 대한 인지감각이 없다. 이유식을 싱겁게 해야 되는 이유다. 어른 입맛에 맞춰 이유식을 주다 보면 차차 염분에 대한 선호도가 형성된다. 유아 시절의 염분 섭취가 일생의 짠맛 선호를 결정하므로 '세살 식습관 여든 간다'는 걸 명심해야 할 것이다.

소금은 40%의 나트륨(Na)과 60%의 염소(Cl)로 구성되며 이중 고혈압과 관련된 것은 나트륨이다. 나트륨은 생존하는 모든 생명체에 존재하는 무기질의 한 종류다. 나트륨은 수분친화력 때문에 항상 물을 끌어들인다. 짜게 먹으면 물이 쓰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체액이나 혈액이 혈관으로부터 빠져나가는 것을 일정하게 조절한다. 신장에서 재흡수되는 과정에 산의 배설작용을 돕기 때문에 인간의 몸을 약 알칼리로 유지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또 위액 분비를 촉진시켜 소화를 돕고 식욕을 촉진시킨다. 이래저래 고마운 일도 많이 하는 생명체에 꼭 필요한 성분인 셈이다.

그러나 나트륨의 과잉섭취는 혈액의 부피를 증가시키며 혈관의 말초 저항을 높여 고혈압의 원인이 된다. 위 점막 상피세포를 무리하게 분화시킬 뿐 아니라 발암물질의 작용을 촉진시켜 위암과 식도암을 일으키기도 한다. 그 밖에 신장병, 심장병, 골다공증 등을 유발하기도 한다.

하지만 소금에 의한 고혈압 현상은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소금에 대한 과민성(염분 공급 시 혈압이 5 ~ 10% 이상 상승하는 현상)이 있는 사람에게 주로 발생하므로 염분 섭취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세계보건기구에서 제시한 생리적으로 필요한 소금의 섭취량은 5g. 우리나라 사람들은 그보다 2.5배 높은 13g 정도를 섭취한다고 한다. 시중 음식점에서 파는 찌개나 반찬류 등의 염도는 1~1.5% 이상이며 김치류나 젓갈류, 장류 등은 3~20% 정도로 추정된다. 국은 되도록 건더기만 먹고 국물은 마시지 않는 게 좋다.

소금을 적게 쓰면서 맛도 나게 하는 조리법은 없을까. 소금에 식초를 첨가해 보자. 식초는 짠맛을 강화시키므로 소량의 소금으로도 짠 맛을 느낄 수 있다. 설탕, 양념(파, 마늘, 고추, 생강)의 사용량을 늘리는 것도 방법이다. 생채요리에는 참깨, 견과류(땅콩, 잣, 호두) 등을 갈아서 사용하면 고소한 냄새 때문에 짠맛의 요구도가 감소된다. 견과류에 함유된 불포화지방산의 섭취 증가로 성인병의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소금은 낮은 온도에서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여름철에는 냉국이나 냉채 등을 이용하면 소량의 염분으로도 짠맛을 최대한 느낄 수 있다. 국이나 찌개에 들어갈 육수는 해조류(미역, 다시마), 멸치, 야채 등을 이용해 미리 만들어 놓으면 좋다. 일정정도 시간이 지나면 국물에 염분이 용출되어 간이 맞춰지기 때문에 즉석에서 육수를 만드는 것보다 소금 사용량이 줄어든다. 그 밖에 생선, 두부, 육류를 구울 때 소금을 뿌리는 것보다 구워낸 후 양념소스에 찍어 먹는 게 좋다. 김치나 장류를 만들 때 저염간장, 저염된장, 저염소금 등을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