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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미래』 3편 '시간의 재정렬 '

신점숙작가 2009. 7. 23. 15:40

미국, 중국, EU 등 오늘날의 주요 경제국들은 누구도 원치 않는 위기를 향해 달리고 있다.

 

이 위기는 비동시화 효과(de-synchronization effect)의 직접적인 결과로, 심층 기반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시간(time)'을 생각 없이 다뤄서 생겨난 문제이다.

 

세계 어디서나 봉건시대의 제도들은 산업발전을 가로막았다. 마찬가지로 산업시대의 관료주의는 부 창출을 위한 지식 기반 시스템의 발전을 방해하고 있다.

 

미국 증권감독 기관은 엔론 스캔들을 비롯한 분식회계 사건이 꼬리를 물고 일어났을 때 타락한 기업들의 가속화되는 회계조작에 대항하지 못했다.

 

미국 정보기관들도 냉전시대에 대한 대응력을 반테러리즘으로 빠르게 전환하지 못해 9.11테러를 무방비상태로 방치했다.

 

가장 최근에는 허리케인 카트리나에 대한 미국정부의 미숙한 대응으로 비동시화의 영향이 부각되었다.

 

사회는 제 시간에 달리는 기차뿐 아니라 시간에 맞춰 달리는 제도가 필요하다.

 

경제는 너무나 빠른 속도로 달리는데 사회의 다른 주요 제도들이 한참 뒤로 처진다면 무슨 일이 일어나겠는가?

   

#. 변화의 속도: 선두와 느림보

 

미국 주요 기관들의 변화의 속도를 자동차에 비유하여 측정해 보자. 시속 100마일은 가장 빠르게 변화하는 기관을 대변한다. 기업이 여기에 해당하며 이들은 사회 다른 부문의 변혁을 주도한다.

 

시속 90마일은 시민단체(NGO)이다. NGO가 주도하는 운동은 작고 빠르고 탄력적인 단위로 구성되며 네트워크로 조직되기 때문에 거대 기업과 정부기관을 능가한다.

 

시속 25마일은 소리만 요란한 정부조직과 규제 기관들이다. 그들은 스스로 천천히 변화할 뿐 아니라 기업의 속도마저 떨어뜨린다.

 

시속 10마일은 학교이다. 미국의 학교들은 공장처럼 가동되고, 관료적으로 관리되며, 강력한 교원노조와 교사들의 투표권에 의지하는 정치인들로부터 보호를 받는다.

 

시속 1마일은 느림보 중에서도 가장 느리게 변하는 ‘법’이다. 예를 들어 마이크로소프트를 상대로 한 소송이 제기되었을 때 재판에는 몇 년의 세월이 걸리고, 그때쯤이면 기술적인 진보로 인해 소송의 쟁점 자체가 무의미해진다.

 

이를 크링글리는 ‘인터넷 시간과 사법 시간의 격돌’이라고 평했다.

 

  

건설업자에게 주택 건축을 맡겨 본 적이 있는 사람들은 완공기일을 맞추는 것이 동화 속에서나 가능한 이야기라고 말한다.

 

보통 기간이 몇 달씩 연장되기 때문이다.

 

화장실 변기부터 서랍손잡이에 이르기까지 필요한 물건이 예정시간에 도착하지 않기 일쑤고, 관청을 상대로 각종 서류를 처리하는 일은 그야말로 분통이 터진다.

 

미국에서 신 주거지 건설에 들어가는 비용은 연간 5,440억 달러에 달한다.

 

여기에 시간을 맞추지 못해 낭비되는 3~5%의 시간세(비동시화로 인한 운용비용)는 해마다 160~270억 달러에 이른다.

 

이는 저소득층에게 10년 동안 140만 가구 이상의 집을 제공할 수 있는 금액이다.

 

주택부문이 비동시화로 인해 손해를 보고 있다면 다른 부문에 대해서는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1970년대부터 시작된 PC의 부상은 마치 2인 발레를 보는 것과 같았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우즈의 업그레이드 버전을 출시하면 인텔이 그것을 지원하기 위하여 더 빠른 칩들을 개발해 냈다.

 

때로는 불완전하긴 하지만 이 두 기업의 동시화는 PC를 세계적으로 퍼뜨리는 원동력이 되었다.

 

그러나 대조적으로 컴퓨터 산업과 커뮤니케이션산업은 댄스 파트너로 활약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반세기 동안 활기찬 성장곡선을 그린 컴퓨터 제조업자들은 엄격하게 규제된 통신 산업의 느린 변화에 대해 분통을 터뜨렸다.

 

분석가들은 두 산업이 어긋나지 않았다면 칩과 컴퓨터, 그리고 관련 분야는 훨씬 빠르게 발전했을 거라고 판단하고 있다.

 

우리는 이와 같은 비동시화로 인해 기업이나 산업 차원에서 발생하는 총비용을 측정할 수 없다.

 

다만 혁명적 부의 시대를 맞이하여 경제 전반에서의 비동시화 효과가 어느 정도 여파를 가져올 지 상상할 수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