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여행가 신점숙작가
주름진 아버지손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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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개월만에 고향(점촌)에 계시는 아버지(94세)를 뵙고 왔습니다. 아버지라는 단어를 듣고 보기만 해도 가슴이 메여집니다. 내 나이 어릴때 딸로 태어났다는것 때문에 많은 차별을 받으며 살아온 어린시절! 그기에 13살에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홀에비 밑에서 바른교육을 받아야만 그 누구로부터도 무시당하지 않는다고 어찌나 엄하게 훈육을 하셨는지 아버지는 그냥 무서운분으로만 통했던 어린시절.. 엄하고 무서웠던 그 아버지가 지금 거동을 못하고 계십니다. 지난번 찾아뵈었을 때는 문밖출입을 하셨는데.. 몇개월 사이에 못하십니다.. 아버지손 ↓
뵙기전에 큰오라버니로 부터 아버지가 거동이 어렵다는것을 듣고 어찌나 가슴이 메여지는지.. 전에는 저와 장난끼 있는 개구쟁이 같은 미소를 지으시며 장난도 치시는 여유도 있었는데.. 이번에 뵐 때는 전과 달리 자꾸만 눈을 맞출려고 하셨습니다. 저와 마주 하는 눈에 소리 없이 주루룩 흐르는 아버지의 눈물을 가만히 닦아 드리면서 제 눈에서도 왈칵 눈물이 흘려 내렸습니다. 차마 아버지와 눈을 마주 하고 있기가 힘들어서 자리를 피하고 한참을 울다가 다시 다가갔습니다. 아버지손 ↓ 여자는 출가 외인이라는 말! 그 말 때문에 시댁에서 뼈를 묻어야 한다는그 말! 말 때문에 철저히 외면하고 1년에 한두번 찾아뵈었던것들이 자꾸만 가슴을 치고 있습니다. 시부모도 친부모도 모두 소중하다는것을 .. 친정부모는 마냥 기다려 주실거라 믿었던 못난 이여식 거동을 못하시는 아버님을 뵙고 돌아서면서 못난 제가 병이 났습니다. 평생 살면서 배가 아프다는것은 거의 기억이 없었는데 벌써 몇일이 지났는데도 아픈 배가 가라않지를않습니다.
어머니손 ↓ 나는 조금만 추워도 보온이 잘 되는옷으로 겹겹이 입었는데.. 않아 있어도 콧물이 날 정도로 냉기가 도는 방에서 두 노인(새어머니84세)들이 계시는 모습이 또 한번 가슴을 치게 하였습니다. 요즘 그 흔한 보온이 잘 된다는 옷 한벌 사드릴 생각도 못하고 있었다는게 더 크게 고통으로 다가 왔습니다. 어머니손 ↓ 이 추위에 한기라도 막아 보시라고 뒤늦게 양말 두컬레씩 바지 두벌씩 조끼 하나씩 해서 택배로 보내드렸습니다. 아버지와 앞으로 몇번이나 더 눈을 마주 할지 두려움과 서러움에 자꾸만 눈물이 나서 견딜 수가 없습니다. 동네에 지나다니시는 어르신들 보기만 해도 추위를 막을 수 있는 옷을 입으셨는지 자꾸만 눈길이 갑니다. 거동을 못하셔도 오래 오래 눈을 마주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손을 만져보니 손톱이 아주 길어서 두 어른신 손톱을 깍아드리고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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